003 중개사의 점심식사

이러다가 시리즈로 만들수도 있을텐데, 되면 하고 아니면 말고.

 

아침부터 눈이 펄펄 내렸다. 꼭 그 순간이 지나고나서야 사진이라도 한장 남길 걸, 그런 생각이 든다. 매주 화요일은 합창연습이 있는 날이라서 늦은 시간 귀가에 대비한 차량동반 출근을 한다. 눈길에는 되려 교통체증이 심하지 않다는 정설을 확인하는 출근길이었다.

 

순댓국은 직장인 선호 1순위의 점심 메뉴가 아닐까 싶다.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국물과 함께 먹는 순대와 머릿고기는 든든한 오후를 위한 최선의 선택일 경우가 많다.

 

사무소 근처에는 신의주 순대국을 비롯해서 순댓국 전문점이 여럿이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나에게 만큼은 그런 것이 없다. 다만 그날의 동선에 맞춰서 그 집에 갈 뿐이다. 오늘은 그 쪽으로 이동선이 있어서 신의주순댓국집에 간 것일 뿐.

 

숫기가 없어서, 혹시라도 영업하시는데 혹은 식사하시는 손님들께 훼방이 될까봐 몰래몰래 식당 내부 사진을 몇장 찍었다. 주방쪽을 찍었어야 했는데, 용기가 선뜻 나질 않는다. 마구 어질러진 원룸이나 사무실 등은 잘 찍으면서 어째 이런다냐? 그날의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니까, 하여간 오늘은 그랬다.

 

주문하셨어요? 네, 순대국 하나요.

그러고나면 반찬을 내어 주신다. 보통은 반찬이 나오면 양파를 몇개, 깍두기를 두어개 먹으면 순대국이 나오는데, 오늘따라 조금 더 기다리는 듯 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주문하셨어요? 어랏? 다시 물어보신다. 네, 순대국, 아까...그랬더니 순대 4개를 주신다. 깜빡 내 주문을 놓치셨단다. 아니, 조금 늦어도 괜찮은데, 너무도 미안해 하신다. 덕분에 맛있는 순대 4쪽을 홀라당 다 먹었다. 얌얌, 헤헤~

드디어 나온 순대국, 보기만해도 배가 부르고 온몸이 따뜻해진다. 부추를 넣고 다대기도 듬뿍, 들깨도 가득가득 퍼서 넣고 한입. 어제부터 부풀어오른 배가 한껏 뎅겨올만큼 배가 부르게 먹었어도 더 먹을 수 있을 듯 한 순대국.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모습은 동영상으로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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